미국에서 가구 장만하기(2) - 중고거래
처음 이사 왔을 땐 막연하게 가구는 이케아나 아마존에서 사야지 라고만 생각했었다.
특히 우린 단기간 머무는 거기 때문에 합리적인 가격대의 가구를 구하려면 동네 가구점을 가기는 애매하고 이케아, 아마존, 타겟 등을 엄청 검색해서 꽤 샀다. (오기 전엔 포터리반 등 가구도 몇개 사서 가져가야지 생각했으나.. 막상 와보니 예상보다 예산이 넘 초과되었고, 나중에 한국으로 가져가는게 생각보다 쉽지 않아서 빠른 포기😬) 기본 가구 장만 스토리는 지난 포스팅에.
어느정도 기본 가구 세팅은 끝났지만 계속 자잘하게 필요한 것들이 생겨난다.. 추가로 필요한 가구나 물건들은 중고거래 어플이나 동네 중고물품 가게 등을 통해 하나하나 채우는 중인데, 요 중고거래가 은근 재미가 쏠쏠하다.ㅎㅎ 꼭 필요한 물건을 정말 저렴하게 득템할 수 있어서 좋을 뿐더러, 중고거래를 하러 새로운 동네를 가보는 것도 넘 재밌다.
1. OfferUp 어플
어플을 설치하고 필요한 물품을 검색하면 된다. 당근마켓처럼 내 위치로부터 5마일, 10마일, 20마일, 30마일 정도까지 거리 지정을 할 수 있다.
우린 이걸로 옆마을인 Staunton에서 스마트TV를 100불에 샀다. 첫 중고거래여서 반신반의 하면서 갔는데 생각보다 너무 친절한 판매자(?)를 만나서 그 집에 들어가 TV가 잘 작동되는지 테스트도 해보고 문제가 없다는 걸 확인한 후 차에 실어왔다. 요 TV 하나만으로도 정규 방송은 물론 넷플릭스, 유튜브 등등 다 볼 수 있기 때문에 너무너무 잘 쓰고 있어서 대만족.
2. Nextdoor 어플
위 오퍼업처럼 중고거래 전용 어플은 아니고 동네 소식 공유가 주된 목적인 어플이다. 인근에 사는 주민들의 온라인 커뮤니티라고 보면 된다. 우리나라로 치면 네이버 지역카페 같은 느낌! 각종 상점 오픈 정보, 이용 후기, 질문글, 도움 요청 글, 지역 소식이 실시간으로 올라오기 때문에 심심할때 보면 아 우리 동네에 이렇게 돌아가고 있구나 하는 걸 알 수 있다.
어플 아래 쪽에 "For Sale"이라는 걸 누르면 중고물품 거래도 할 수 있다. 아무래도 인근 지역 주민끼리만 거래하는 공간이다보니 좀 더 신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우린 요 어플에서 식탁의자와 사이드테이블을 구매했다. 이케아 식탁의자 개당 5불, 사이드테이블은 10불! 전에 산 지누스 식탁의자가 등받이 없는 바 형식이라 너무 불편해서 의자를 엄청 검색해봤는데 2개 사려면 대체로 몇백불.. 그러던 중 5불짜리 의자를 우연치않게 발견해서 저렴하게 득템했다.
중고거래 방법은 그때그때 다른데, 일단 가구 배송은 비용이 너무 비싸기 때문에 판매자 집 주소로 pick up을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판매자가 집 앞에 물건을 내놓으면 카펫 등 미리 정한 장소에 달러를 살짝 놓고 오는 경우도 있고, 직접 판매자와 만나서 물건 상태를 확인하고 가져오는 경우도 있었다.
3. 동네 중고가게 상점
(1) Goodwill 굿윌
기증품 중고 전문 매장으로, 지역주민들이 도네이션한 물품을 파는 곳이다. 우린 가구를 사러 가보았는데 생각보다 의류나 그릇 등 작은 소품이 대부분이어서 가구를 사진 못했다. 매일매일 들어오는 물품이 다르기 때문에 운이 좋아야 하는듯! 그냥 돌아오려 했는데 파스타 그릇 예쁜걸 발견해서 그릇만 두개 사왔다. (아, 작은 책꽂이도 1불짜리 하나 구매!)
(2) Circle
여긴 체인은 아니고 우리 동네에만 있는 골동품 가게인 것 같다. 100년 이상은 되었을 것 같은 앤틱 중고가구들을 다양하게 판매하는데 생각보다는 가격대가 있었다.
우리는 서랍을 사러 가보았는데 좀 과하게 앤틱스러운 물건이 대부분이어서 과연 건질 게 있을까 의문이 들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둘러본 결과 꽤 깔끔하고 저렴한 서랍장을 발견할 수 있었다.. 100불짜리로 중고거래 치곤 가격대가 있는 편이지만 이런 제대로 된 서랍을 아마존이나 타겟에서 사려면 최소 3-4백불이 들어가기 때문에 꽤 괜찮은 득템인 것 같다.
4. 기타 - BinTastic
동네 쇼핑몰 Belk에 갔다가 정말 우연히 발견한 곳.ㅎㅎ 상설매장이 아니고 팝업 식으로 잠깐 생겼다 사라지는 곳이었다.
아마존이나 타겟 등에서 땡처리 하는 물품들을 매대에 쫙 풀어놓고 파는 방식인데, 첫날은 $10부터 시작해서 $5, $2, $1 로 내려간다. 좋은 물건은 첫날 대부분 빠지게 되는데 우린 $2에 파는 날 방문했다. 생각보다 괜찮은 물건이 많아서 신나게 담았다는..!! 크리스마스 트리용 전구 두 줄, 아기 턱받침 Bib, 아기 크립 시트 등을 득템했다.
계산하며 나오다보니 옆에 더 큰 공간에서 뭔가를 준비중이길래 직원분에게 물어보았는데, 그 주 금요일부터 더 큰 Sale 행사가 시작된다고.ㅎㅎ BinTastic 페이스북페이지를 알려주셔서 들어가보니 꽤 괜찮은 가전제품들도 이날 많이 나오는 것 같아서 금요일에 남편과 오픈런을 해보았다. 수많은 인파 속에서 우린 가습기, 램프, 블랜더(믹서기), 아기 카시트용 거울, 스팀기, 아기 방 옷걸이, 베개세트 등을 발굴(?)하여 득템해왔다.
매대에 아직 포장조차 풀지 않은 박스들이 많은데 이걸 직원에게 들고가면 직원이 오픈해주고 살지 말지 결정하는 물건도 많다. 약간 Treasure hunt 같은 재미도 있다😁
미국 와서도 당근거래를 하게 될줄이야.
미국은 다른 주로 이사하는 비용이 너무나 비싸기 때문에 만약 타주로 이사가는 경우 대부분의 물건을 moving sale로 처분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또는 한 집에서 정말 오래 거주하는 경우 안 쓰는 물건들을 모았다가 yard sale, garage sale로 하는 경우들도 많은데 가을 쯤에 많이 열리는 것 같다. 가장 특이한 중고 세일은 "estate sale"인것 같은데 연세가 많은 부모님이 요양원에 들어가시거나 돌아가시는 경우 그 집에 있던 가구, 집기 전체를 외부업체에 위탁해서 중고 세일을 하는 것이다. 미국 가정집의 경우 오랜 시간 모은 앤틱가구나 소품들이 많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와서 둘러보고 사간다고 한다. 한국에선 정말 생소한 중고 세일 방식인데 기회가 되면 한번 가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