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학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주말도 마냥 여유롭지만은 않아졌다!
읽어가야 할 수업자료 material이 정말 많고, 매 수업마다 올라오는 ppt 양도 어마어마해서 평일이고 주말이고 열심히 읽고 예습, 복습을 해가야 한다. 외국인 학생으로 적응하기 쉽지 않을텐데 그래도 열심히 따라가려고 밤까지 공부하는 남편이 정말 대단..!
지난 주말엔 너무 먼 지역까지 놀러가기엔 좀 부담이 있어서 차타고 1시간 거리인 버지니아의 주도 Richmond로 나들이를 잠깐 다녀왔다. (미국은 거의 직선 도로가 대부분이라서 운전하기 상대적으로 편하다! 우리집에서 리치몬드까지는 직진만 4~50분정도!ㅎㅎ)
원래는 리치몬드에 있는 뉴 그랜드마트에서 한국 식료품을 쟁여오는게 주된 목적이었는데, 찾아보니 버지니아 파인 아트 미술관 VMFA도 정말 좋다는 이야기가 있어서 마트 가기 전에 먼저 들러보았다.
VMFA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넓은 잔디밭과 하얀 조각상 클로에(Chloe)가 눈에 들어온다. VMFA는 박물관 본관 건물도 멋지지만, 본관과 맞은편 별관과 사이에 펼쳐지는 잔디밭 풍경이 정말 아름다운 곳이다.
잔디밭에서 샌드위치를 먹기도 하고, 누워서 쉬기도 하고 요가 같은 운동 등도 자유롭게 할 수 있다.
VMFA는 미국 미술품뿐만 아니라 유럽, 아시아, 고대 이집트, 러시아 등의 방대한 미술품 컬렉션을 보유하고 있는 미술관이다. 컬렉션 규모가 정말 커서 하루에 다 둘러보기 쉽지 않다고 들었는데, 미술관 입구에서 직원분이 어디서부터 어떻게 보면 좋은지 친절하게 안내를 해주셔서 그 동선을 따라 조금 빠르게 둘러보았다.
우선 미국 미술품 공간부터 둘러보기로. 사실 유럽에 비해 미국 화가들은 우리나라 대중에겐 그리 많이 알려져 있진 않은 편이다. 역사 자체가 유럽보다 길지 않기 때문인것 같기도 하다.
그 중에서도 조지아 오키프(Georgia O'Keepe, 1887. 11. 15. - 1986. 3. 6.) 작가의 작품이 눈에 들어왔는데, 전에 어느 미술 전시회에서 한번 인상깊게 보았던 기억이 있어서 반갑게 느껴졌다.
미국의 여류화가 조지아 오키프는 강렬한 색채의 추상적인 꽃 그림과 미국 남서부 풍경을 미니멀리즘적으로 표현한 작품을 많이 남겼는데, 당시 주류였던 유럽 예술사조에 영향 받지 않는 가장 미국인다운 그림을 그린 작가로 잘 알려져 있다.
미국관(american art)를 다 보고 건너간 유럽관에서는 다양한 유럽 미술품을 관람할 수 있었다. 그 중에서도 국내 미술 전시회에서도 한번 본적이 있는 네덜란드 화가 얀반케셀의 작품들이 눈에 들어왔다. 얀반케셀은 죽음과 허무, 덧없음을 주제로 한 작품들로 유명한데, 작품 속의 각 요소 요소들이 각각의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에 한참 서서 집중하며 많은 생각을 해보게 한다.
작게나마 한국관도 따로 마련되어 있다. 동아시아 국가들(한국, 중국, 일본)은 특이하게 각 나라별로 전시관이 구분되어 있었는데 멀리 미국에서도 우리나라 미술 작품들을 볼 수 있어서 반가웠다.
남편이 배가 너무 고프다고 해서^^; 1층 카페를 갈까 하다가,
러시아 장식 미술품 전시된 공간이 너무 궁금해서 마지막으로 여기까지 빠르게 둘러보고 가기로 했다.
러시아관에 갔더니 예상치 못하게 파베르제 전시관이 따로 있었다! 난 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파베르제가 뭔지 잘 몰랐는데 남편이 보고 반가워했다.ㅎㅎ
동방정교회가 국교였던 러시아에서는 부활절에 보석 등으로 화려하게 장식한 달걀을 주고 받는 관습이 있는데, 1885년 제정 러시아의 알렉산드로 3세가 부활절과 부인 마리아 페도로브나 황후와의 약혼 20주년 기념 선물로 왕실 보석세공사 칼 파베르제(Carl Gustavovich Fagerge, 1846-1920)에게 부활절 달걀을 의뢰하면서 파베르제 달걀의 역사가 시작되었다고 한다.
작은 달걀에 각종 보석으로 화려하게 장식한 작품은 너무나도 섬세하고 아름다워서, 이후 러시아 황실은 물론 유럽 왕족과 귀족들의 열정적인 수집 대상이 되었다고.
남편은 즐겨보는 유튜브 채널 pawn stars(약간 우리나라 옛날 티비 프로그램 진품명품 같은 느낌의 채널)에서 파베르제에 대한 이야기를 본적이 있다고 한다 (당시는 달걀은 아니고 보석 팬던트가 나왔는데 결국 모조품으로 판명되었다는!!) 잠시 배고픔도 잊고 신나게 관람했던 시간이었다.
미술관 1층 카페에서 간단히 샌드위치와 피자로 요기를 하며 휴식을 취했다.
미술관 관람 후의 여운과 함께 휴식의 대화를 나누는 공간. 나중에 든든이 태어나면 유모차 태워서 한번 같이 오자는 얘기를 했다.ㅎㅎ 조각공원을 바라보며 머리도 식히고 멍때리기도 하다보니 마음이 정말 편안해졌다.
짧고 굵은 미술관 관람을 마치고 뉴 그랜드 마트에 들러 또 한가득! 장을 본 뒤 집으로 돌아왓다.
남편이 기대하고 기대했던 마트 짬짜면도 정말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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